수상개화(樹上開花)

김재두 기자 | kimjaedu@hanmail.net | 입력 2018-03-12 14:52:40
  • 글자크기
  • -
  • +
  • 인쇄

 

수상개화(樹上開花)

 

[K스포츠장기= 김재두] 수상개화(樹上開花) : 나무위에 꽃이 피게 한다.

 

통일왕조 수국(隋國)의 황제인 양제(煬帝)는 황음무도(荒淫無度)한 폭정으로 인하여 백성들의 원망을 얻고 있어 정국(政局)이 항상 불안정하였다. 양제는 이를 무마(撫摩)하기 위해 북방지역을 자주 순무(巡撫)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돌궐국왕 시필가한(始畢可汗)은 국경 가까이에 양제가 왔을 때 붙잡아 죽이려고 계획하였다. 그러던 중, 양제가 어림군(御林軍)을 대동하고서 안문관(雁門關)에 도착하여 숙박중이라는 사실을 탐지하고 급히 10만 대군을 인솔하고서 국경을 넘어 안문관을 포위하였다. 돌궐군은 안문관을 공타(攻打)하지 않고 시일을 끌며 양제가 출성(出城)하여 항복하기만 기다렸다. 양제는 위험을 벗어나기에는 어림군과 안문관의 군사수가 적어 고민을 하다가 계책을 냈는데 그것은 인근 주현(州縣)에 상황을 알려 구원군을 청하는 것이었다. 양제는 목판에 글을 써서 강물에 띄어 내려 보냈는데 이 목판을 주운 병주(幷州)의 한 백성이 태원유수(太原留守) 이연(李淵)에게 목판을 바치니 이연과 그 아들 이세민(李世民)은 크게 놀라며 양제를 구출할 계획을 상의하였다. 이세민은 태원성의 군사들에게 명하여 각 군사마다 기치(旗幟)를 한 개 씩 들고 펄럭이며 일렬로 행진하면서 돌궐군의 시야(視野)에 들게 하였다. 돌궐군이 이를 보고 양제를 구하러 온 수군(隋軍)이 확실하고 멀리 보이는 기치와 창검이 숲처럼 무성하므로 대군이라고 여겼다. 결국 시필가한은 신료(臣僚)들과 상의한 끝에 승산(勝算)이 없다고 판단하고 전군을 이끌고 퇴각하였다.

 

어느 현사(賢士)가 풀이하기를 “지형의 유리함을 빌려 세력을 펴니 힘은 적으나 세력은 큰 것처럼 보인다. 기러기가 이륙(離陸)하려고 할 때 날개를 펴는 것은 규범(規範)이다.(借局布勢 力小勢大。鴻漸于陸 其羽可用爲儀也。) 점(漸)은 《역경·점괘(易經·漸卦)》에서 나왔으니, 상괘(上卦)는 손목(巽木)이고 하괘(下卦)는 간산(艮山)이다. 즉 나무가 산위에서 그치지 않고 성장하는 형태이다. 병법(兵法)에서는 약자가 강자인 것처럼 가장(假裝)하는 계책이다.

 

역사서를 보면 군사수가 많은 것처럼 보이려고 많은 깃발을 보이게 하였고, 밥을 지은 흔적이 많게 하였고, 쌀 씻는 뜨물이 많이 흐르게 하였고, 식량을 많이 쌓아 놓은 것처럼 보이게 하였다. 성어(成語)로 “허장성세(虛張聲勢)” 가 있으니 수상개화(樹上開花)와 같은 뜻이다. 일상생활에서는 부자인 체 하거나 고학력인 체 하거나 용맹한 척 하는 방법들이다. 약간의 허풍은 분위기를 밝게 하고 허용된 범위 내에서 자기의 위상을 승격시킴이니 도리어 권하고 싶다. 예를 들면 멋지고 비싼 옷、가발、장신구、화장 등이다.

 

장기의 예를 들어보자. ①많은 기물이 서로 협력할 수 없는 형태로 전진하는 경우 ②상대는 기물이 많은데도 적은 수의 기물로 용감히 돌격하는 경우 ③실수를 하고도 태연히 미소 짓는 경우 ④불리한데도 박력 있게 기물을 꽝꽝 내려치는 경우 ⑤하수로 여기고 있는데 자신 있게 큰 내기를 청하는 경우들이다. 이러한 수상개화(樹上開花)가 먹혀들어가는 경우는 상대가 겁이 많거나 지혜롭지 못해서이다. 그러므로 수상개화든 어떤 36계든 정심(定心)의 고수에게는 쓸 수 없음도 알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K스포츠장기.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기사댓글]

헤드라인

묘수의세계

인문학으로 읽는 장기의 역사

more

많이 본 기사

대국보

more

장기칼럼

more

아카데미

more